*생각나는 것들을 나열했기에 문맥상 흐름이 안 맞음*
내 경험상 기대를 안 하면 인간관계가 좋아지는 것 같다. 최소한 상대방이나 내가 파렴치한 행동을 하거나, 선을 넘는 행동을 하지 않는 이상 관계는 그냥 완만하게 흐르는 듯 보인다. 기대가 없는 인간관계의 최대 장점은 내가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는 것. 나 자신을 숨기지 않고 드러내도 눈치가 보이지 않고, 오고 가는 여러 사람들에 대해 점차 적응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. 뉴질랜드에 초, 중, 고등학생 때 오지 않는 이상 사람들의 깊은 관계를 만드는 건 참 어려운 것 같다. 보는 사람들 마다 결국 자국으로 돌아갈 사람들이나, 짧은 관계를 끝맺어야 하는 경우가 많았고, 그때마다 너무 고통스러웠는데 기대가 없으면 그런 아픔도 덜 하다. 자신을 돌볼 시간도 없는데 하나하나 모든 관계들로부터 받은 상처나 아쉬움을 치료하기에는 지나가는 시간이 문득 아깝게 느껴진 적이 있다. 그 시간에 진심으로 나를 아끼는 사람들을 돌보고, 나를 위한 공부를 하는데 더 시간을 투자하는 게 좋다고 지금의 나는 생각한다. 그럼 자연스럽게 얇은 줄을 아슬아슬하게 붙들고 있던 손들의 힘은 풀어지고야 만다. 아직은 주변에 사람이 없는 게 심심하고 외로울 때가 있지만 글을 쓰거나 공부를 하거나 가족과 친한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 또 언제 그랬냐는 듯 괜찮아진다.
오늘, 내가 진짜 싫어하는 사람을 길거리에서 만나 인사를 했다. 솔직히 인사도 하기 싫어서 그냥 지나가려고 했지만 그놈은 지를 싫어하는 줄도 모르는지 천연덕스럽게 다가와서 인사를 한다. 이게 그냥 사회생활인가.. 싶다. 보통사람들이 살아가는 게 이런 건가, 나는 싫으면 그냥 다 잘라버리고 싶고, 이야기도 하기 싫은데.. 말이다. 알고 있는 한 여자애는 같이 살고 있는 플렛 메이트들 중 하나가 별로라며 뭐라 뭐라 말을 하지만 막상 만나면 잘 이야기하고 잘 놀러 다닌다. 이게 사회생활인가.. 진짜, 예전 같았으면 여우 같은 년이라고 생각했을 텐데 솔직히 지금은 뭔가.. 원래 사람 사는 게 다 이런 건가 싶기도 하다. ㅎㅎ 샹 모르겠어
어렸을 때는 길거리에 있는 사람들도 붙들고 이야기할 수 있을 정도로 사람이 좋았다. 어색한 것도 싫고 싸우는 것도 싫어서 어쩌다 분위기가 이상해지면 허튼소리 하면서 분위기를 풀어보려고 한적도 있다. 아니 그런데 몇 년 사이에 이렇게 변해질 수도 있는 건지, 지금은 왜 이러지? 내가 싫으면 싫은 거고 좋으면 좋은 거다. 제3 자로 생각했을 때 쪼잔하게 느껴져도, 그냥 내가 그런 사람이야!라고 생각해 버린다. 어색해지든 싸움이 일어나든 일단 내 감정이 항상 첫 번째. 이기적이라고 해도 절대 부인하지 않는다. (내가 말하는 이기적임은 나만을 생각하는 말은 맞지만 나를 위해 남을 해해도 된다는 말은 아니다.) 이타적인 삶으로도 살아보고 그 중간을 달려보려고 하기도 했지만, 결국 그냥 이 길을 선택한 것이다. 오히려 남들에게 힘을 쏟고 기대하는 것보다 나 자신에 대해 더 생각하고 발전하는 나의 행동들은 최소한 남들에게 해를 끼치지는 않는다 아마도.
아직도 기대 없는 인간관계를 실천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. 시간이 지나 보면 모진 내 맘은 정이 생겨버리고, 시키지도 않았는데 기대가 생겨버린다. 평생 함께하고, 항상 즐겁고, 서로에게 힘이 되고, 배신하지 않고 등등 근데 그런 거 모든 사람들이랑 실천하는 거 솔직히 불가능하지 않는가.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. 다른 사람들은 모르겠지만..ㅎ